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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펄프픽션> 리뷰경험/영화 2024. 9. 22. 21:53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은 꼭 봐야 한다는 얘기를 예전부터 들어왔다. 본 사람들은 다들 재밌다고 했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존 트라볼타와 브루스 윌리스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가 엄청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었다. 근데 이게 그렇게 명작인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
[줄거리 / 소감]
내용을 설명하기 전에 영화 제목인 '펄프픽션'의 뜻부터 짚고 넘어가자. 펄프픽션은 '저질 종이로 찍어내는 싸구려 읽을거리 잡지' 라는 뜻이다. 영화의 내용은 그런 싸구려 잡지에 있을법한 재밌으면서 싼티 나고 어이없으면서 웃긴 해프닝들의 연속이다. 주요 인물로는 청부살인업자인 빈센트(존 트라볼타)와 줄스(사무엘 잭슨), 그리고 이들의 보스 마르셀러스(빙 레임스)와 그의 애인 미아(우마서먼), 승부조작에 가담한 복서 부치(브루스 윌리스) 등등이 있다. 영화가 옴니버스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주요 인물이 많다. 아니, 주요한 인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ㅋㅋ
각 테마의 시간 순서도 뒤죽박죽으로 되어 있다. 우리가 싸구려 잡지책의 시리즈물을 볼 때 연속적인 이야기를 따라가기 보단 하나하나의 해프닝을 보게 되는 그 상황 자체가 영화화되었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잡지책 속 이야기에 심오한 철학을 기대하지도 않고, 주요 인물 중 하나가 죽었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그저 잡지를 보는 짧은 순간에 지루함을 달래줄 '자극적이고 재밌는' 이야깃거리만 있으면 된다. 이 펄프픽션도 그런 마음으로 보면 웃기고 재밌다.
아 그게 이거였어?
옛날에 전지현, 정우성이 나온 지오다노 광고가 있었다. 별 내용 없이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춤추다 끝나는 영상이었는데 당시엔 이런 광고가 없었기 때문에 꽤나 신선했고 기억에 남았다. 이때 전지현이 얼굴 앞으로 V자를 그리는 춤을 췄었는데 이게 펄프픽션에 오마주였다는 걸 이제 알았다. 이 영화가 나왔던 94년도에 난 애기였어서 잘 모르겠지만 ㅎㅎ 아마도 당시엔 꽤나 스타일리시한 영화로 취급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화양연화나 중경삼림 같은 느낌으로다가. 지금 봐도 이 댄스 장면은 뭔가 매료되는 느낌이 있다.
그리운 아저씨들
위에도 밝혔지만 나는 존 트라볼타와 브루스 윌리스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90년대 영화 속 '젊은' 그들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 엄마 옆에서 졸린 눈 참아가며 봤던 영화들에는 다 이 아저씨들이 나왔다. '페이스 오프', '다이하드', '제 5원소'는 아직까지도 장면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브루스 윌리스는 그냥 잘생겨서 좋아했고ㅋㅋ 존 트라볼타는 그 엉덩이턱과 특유의 양아치 같은 눈빛이 좋았던 것 같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했던 그 아저씨들의 그 느낌을 보게 돼서 되게 반가웠다. 그리고 그만큼 옛날 영화라는 것도 계속 체감이 됐다.
이것저것 찾아보니 누군가 이 영화에 '모든 별점이 어울리는 영화'라고 평을 했단다. 그게 딱 맞는 표현이다. 쿠엔틴의 장고같은 풍자를 곁들인 블랙 코미디를 기대하면 안 된다. 그냥 심심할 때 잡지책을 뒤적거리는 느낌으로 보면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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