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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감정기록요즘 2024. 9. 3. 13:49
#감정기록
어제 기분이 하루종일 안 좋았다. 아침 러닝도 미루고 겨우겨우 할 일을 80% 정도 끝냈다. 아침에 못 갔으니 저녁에라도 가야지 싶어 옷까지 다 챙겨 입었는데 평소 그렇게 들뜨던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가지 말까 하다 나와의 약속이라도 하나 지켜야 기분이 나아질까 싶어서 꾸역꾸역 나갔다. 뛰는 동안에도 머릿속에 잡생각이 돌아다녔다. 집에 오는 길에는 내 인생 자체에 회의감이 들어 한숨을 푹푹 쉬었다.
씻고 침대에 누워 눈을 깜빡깜빡 거리며 생각했다. '나 생리주기가 어떻더라?' 평상시와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데 사소한 일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호르몬 때문이 아닐까? 생리 앱을 켰더니 배란기였다. 생리 전 증후군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배란기에도 기분이 이랬던가? 나는 내 몸과 감정을 아직도 잘 모르는구나. 여전히 답답했지만 어쨌든 호르몬의 영향이 없진 않겠다 싶어 조금은 후련한 기분으로 잠을 청했다.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감정기록 시트를 만들었다. 감정기록 어플을 몇 개 찾아봤지만 마음에 쏙 드는 게 없었다. 그래서 시트에 감정을 직접 기록하고 데이터 분석을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내 눈으로 직접 내 몸의 메커니즘을 확인을 해야 호르몬이든 뭐든 때문에 휘둘리지 않을 것 같았다. 날짜, 기록 시간, 생리주기, 감정 점수, 디테일한 내용, 영향을 미친 요소, 신체화 증상을 각 열에 입력했다. 그리고 어제 내내 느꼈던 불쾌했던 감정과 오늘 느낀 것을 기록했다. 내가 유난히 예민하다고 느껴졌던 날, 원인이라 생각했던 사건이 문제였던 건지 아님 내 몸에 내 뇌가 그저 휘둘린 것뿐인지 꼭 확인하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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