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24년 연말결산(1)

뚜D 2024. 12. 8. 21:16

 

티스토리에서 연말결산 캘린더를 뿌렸다. 34개의 질문으로 돌아보는 나의 2024년. 개인적으로 회고를 하긴 했지만 또 새로운 질문을 받아보고 싶어서 써보기로 했다.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 "어때?" "어떻게 지내?"

아무래도 작년 연말 퇴사를 하기도 했고 이후 새로운 도전을 하기도 해서 주변 사람들이 내 안부를 많이 물어봐준 것 같다. 올해가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사람을 만나지 않은 해'로 기록될 것 같은데 그래서일 수도 있겠다. 오랜만에 연락하면 제일 먼저 안부를 묻게 되니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괜찮아', '나쁘지 않아'라는 애매한 말로 답하곤 했는데 내년엔 조금 더 '좋아'라는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이 더 나아지길 바란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취미는? - 러닝, 책을 줄치면서 읽는 것

난생처음 러닝을 시작했다.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한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8월에 제일 열심히 했다가 지금은 시들해진 상태인데, 생각해 보니 그때 난 땀에 흠뻑 젖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땀이 줄줄 흐르면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남들은 가을이 오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러닝을 한다고 하던데, 난 땀이 안 나게 되니까 오히려 흥미가 식었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나가서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취미 하나는 책을 줄 치면서 읽게 된 것이다. 원래 난 책을 새것처럼 유지하려는 강박이 있었다. 줄을 치거나 접거나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책은 책대로 읽고 메모는 다른 곳에 하다 보니 완독을 하고 나서 기억에 오래 남지가 않았다. 이걸 크게 문제시하진 않았는데 어느 순간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책 제목과 내용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언젠가 책에 메모를 하며 읽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 샤프를 하나 사서 시도해봤다. 기대 이상으로 무척 만족스러웠다. 책을 재독 하기에도 좋았고 내 언어로 요약하는 것에도 도움이 됐다. 책이 정말로 내 것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렇게 책을 메모하며 읽기로 했다. 오랜만에 샤프로 서걱서걱 글씨를 쓰는 느낌도 좋았다.

 

올해 가장 많이 쓴 앱은? - 유튜브

고민할 것도 없이 유튜브를 가장 많이 봤다. 난 TV로도 유튜브를 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가장 많은 구독을 한 것도 올해가 아닐까 싶다. 다른 이야기로 얼마전 인스타그램은 지워버렸다. 

 

올해 가장 기뻤던 순간은? - 한 면접장에서 "디자인을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을 때

아마 더 기뻤던 순간이 있었을텐데 지금 딱 떠오르는 순간은 그때다. "디자인을 되게 잘하시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고 약간 급발진을 하듯이 "정말요?!"라고 소리를 질렀었다. 왜 그렇게 기뻤는지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내 선택에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근데 그런 말을 들으니 얼마나 고맙고 다행이었을지. 내가 디자인을 못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내 생각이 혹시나 나만의 생각이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늘 존재했던 것 같다. 근데 그 말이 그 불안을 한 바가지 퍼서 퍼부어버린 느낌이었다. 그 경험을 통해 '칭찬은 좋은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 이건 비밀

하지만 정말 많이 힘들었다. 내년엔 그때 겪은 괴로움을 다시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거의 행복을 너무 쉽게 여긴 탓에 받는 벌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론 내가 가진 걸 소중하게 생각해야지.

 

올해 위시리스트 중 갖지 못한 것은? - 위시리스트가 없었기 때문에 패스

 

올해 나를 칭찬한다면? - 끊임없이 고뇌했던 나를 칭찬한다.

그리고 결국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오뚜기처럼 일어난 나를 칭찬한다. 아마 시간이 지나 2024년을 되돌아보면 가장 '고뇌했던 해'로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파고들어 모호했던 것들에 결론을 낼 수 있었고 난 나만의 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실수한 것에 대해 자책도 할 만큼 했으니 이제는 새롭게 만들어진 나의 가치관에 따라 앞만 보고 가면 된다. 

 

올해의 콘텐츠는? - 유튜브 주펄 / 긴펄

원래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다시 되돌아온 것 자체에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또 덕분에 가장 많이 웃었다.

 

올해 가장 게을렀던 시간은? - 1, 2월

퇴사한 직후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다. 사람만 좀 많이 만났다. 생산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게을렀었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들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쥐뿔도 없으면서 일도 안하고 놀면' 불안해진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앞으론 그러지 않기로 했다.

 

올해 이불 킥했던 순간은? - 전남친한테 전화했을 때

아~ 그러지 말지~~~~~~~~~~~~

 

올해 내 선택 중 1가지만 바꿀 수 있다면? - 없다!

심지어 위에 것도 별로 후회는 안됨. (근데 쪽팔림)

 

1년 뒤 기대하는 내 모습은? - 그때가 좋았지~라고 푸념하면서 일하는 나

1년 뒤에 난 지금의 시간을 또 그리워할 것 같다. 그렇게 투덜대면서도 또 일에 집중하며 살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예전과는 조금 다른 걸 기대하자면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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